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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시술 후 사망 의료분쟁…진료기록 확보가 첫 단계
시술 후 회복실에서 환자가 사망한 의료분쟁 사례를 통해 의료과실 판단 기준과 진료기록 확보의 중요성을 다룹니다. 특히 회복실에서의 응급처치 적절성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이일형 변호사. (사진=법률사무소 리오) 이일형 변호사. (사진=법률사무소 리오)
시술 자체가 끝난 뒤 회복실에서 환자가 사망한 경우, 의료과실 여부는 시술 과정만으로 판단하기 쉽지 않다. 회복실 이동 이후 환자의 상태를 어떻게 관찰했는지, 응급상황 발생 뒤 어떤 처치를 했는지, 자발순환이 회복된 뒤 기도 확보와 환기 조치가 적절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
약사 출신 의료전문변호사 이일형 변호사(법률사무소 리오 대표변호사)에 따르면, 환자 A씨는 다리 혈관 협착으로 혈관개통술을 받은 뒤 회복실에서 사망했다. 가족들은 시술이 무사히 끝났다는 연락을 받은 직후 회복실에서 심폐소생술이 진행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혈관개통술은 좁아진 혈관에 풍선이나 스텐트를 삽입해 혈류를 개선하는 시술이다. 시술 과정에서 진정제와 진통제가 사용될 수 있고, 진정제와 마약성 진통제를 병용한 경우 호흡억제 가능성이 있어 시술 후 회복실에서 활력징후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당 사건에서 A씨는 회복실 이동 직후 맥박과 자발호흡이 소실됐다. 의료진은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고, 한 차례 자발순환이 일시적으로 회복됐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그 이후 처치에 집중됐다.
법원, 자발순환 회복 뒤 기도 확보 등 후속 처치 적절성 판단
쟁점은 자발순환 회복 시점에 안정적인 기도 확보가 이뤄졌는지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법원은 저산소증이 강하게 의심되는 상황에서 기관내삽관을 하지 않고 마스크와 앰부배깅만으로 장시간 소생술을 이어간 점을 문제로 봤다. 법원이 지정한 전문심리위원도 기관내삽관 없이 소생술이 장시간 이어진 점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고, 마스크·앰부배깅만으로는 폐환기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법원은 소생 후 처치 미흡을 의료과실로 인정했다. 시술 자체가 성공적으로 끝났더라도 회복실에서 발생한 응급상황에 대한 대응이 의료상 주의의무에 미치지 못했다면 의료과실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의료사고 소송에서 더 어려운 쟁점은 과실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다. 의료행위는 전문성이 높고 환자나 보호자가 병원 내부의 처치 과정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법원은 일정한 경우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법리를 적용해 왔다. 대법원 2000. 9. 8. 선고 99다48245 판결도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 추정 여부를 의료소송의 주요 판단 요소로 다루고 있다.
상기 사건에서도 진료기록감정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진료기록감정은 의료진이 당시 환자 상태에 맞는 조치를 했는지, 다른 처치가 가능했는지, 처치 지연이나 누락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판단하는 객관적 자료로 활용된다.
마취기록·간호기록·처방전 등 진료기록 확보가 대응 출발점
이일형 변호사 “회복실 사망은 이후 처치 적절성이 중요”
의료사고가 의심될 때 첫 단계는 진료기록 확보다. 의료법 제21조는 환자가 본인에 관한 기록의 열람이나 사본 발급 등 확인을 요청할 수 있고, 의료인·의료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를 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사망 등으로 환자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경우에는 법이 정한 요건을 갖춘 가족 등이 진료기록 열람이나 사본 교부를 요청할 수 있다.
확보해야 할 자료는 마취기록지, 회복실 간호기록, 처방전, 수술·시술동의서, 활력징후 기록 등이다. 분쟁에서 의료과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본 자료이며, 조기에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 절차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조정·중재 신청서, 의료사고 피해내용을 적는 별지, 위임장, 열람·복사 신청서 등 관련 서식을 안내하고 있다.
이일형 변호사는 “회복실 사망 사건은 시술 자체보다 이후 처치의 적절성이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진료기록 확보와 의료감정 신청 시점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